책을 읽고 느낀점
이 책의 저자인 양순자 선생님은
30년간 사형수의 상담을 맡은 종교위원이었다.
그렇게 일을 하시다가 암선고를 받고 3번의 항암치료 후에도
병의 차도가 없어서 치료를 포기하신 채로 죽음을 기다리다
2014년에 돌아가셨다.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도 그녀는 의연하게 대처했다.
어차피 죽을 거 좀 더 빨리 죽게 되었다고 생각하였나 보다.
"정상에 오르려고 안달복달하지마라"라는 말이 내 마음에 가장 와닿았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목표를 설정하고 달려간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고 나면 오히려 공허함에 빠진다.
번 아웃이 오는 것일 수도 있으며 우울증이 오는 것일 수도 있다.
양순자의 남편분께서는 결혼하고서도 항상 공부를 했다고 하신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 후 회사에서 떵떵거리며 사셨다고 하신다.
그런데 양순자 선생님께서는 오히려 회사에서 남편이 잘 나갈 때보다
결혼하고 공부를 매일 하던 그날들이 더 행복했다고 한다.
목표를 이루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고
목표가 있기에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다 내 자신의 목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거듭했다.
우리는 만나면 헤어져야 한다.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다.
태어나면 죽어야 하며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윤회이고 반복되며 우리는 생을 살아간다.
나는 무엇과 이별하면서 살아왔던가?
요즘에는 누구와 만났던가?
하는 사색을 하며 이 책을 읽었다.
“이별하는 연습이 나에게도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노트를 꺼내 조금씩 내 일상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노트에 적힌 것들과 많이 이별했다.
나를 화나게 한 사람들, 분노하게 한 사람들 뿐 아니라
좋은 인연이었던 사람들, 행복하게 해 준 사람들과도 이별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너무 편안해서
매번 시달리던 불면증이 치료되었다.
요즘은 잘 자고 항상 웃으며 지내는 것 같다.
일흔이 다 되어가시는 할머니의 말씀을 잘 새겨들은 복인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서 이렇게 사형수만 만나시다가
돌아가셨던 분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만 만나면 어떤 마음이 될 지 궁금해서였다.
그냥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아닌
죄를 짓고 참회하면서 자신이 언제 사형장에 끌려갈지 모르는
사람들을 계속 만나신 분은 어떤 생각을 할까도 궁금했었다.
도서관 속 책장을 지나가다 어른이라는 문구에 끌렸지만
맨 앞장의 사형수 이야기에 제일 끌려서 이 책을 선정해서 읽었다.
나는 책을 두 번 읽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두 번이나 읽었다.
내용 자체가 매우 좋았다. 어쩌면 내 취향에 맞는 책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이 책을 보고 어른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말을 듣다 보면
자신이 진짜 경험하고 깨달아서 하는 말인지 알 수 있는 것처럼
글을 읽다 보면 진짜 경험해서 이런 글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양순자 선생님의 글을 진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읽고 나서도 여운이 오래가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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