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든 생각
자유로운 믿음이 오히려 맹목적인 믿음으로 변할 때가 있다.
어쩌면 믿음이 자유로운 것인데 자유롭다고
표현할 때부터 자유가 아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플라세보 효과라고 해서 가짜 시약을
진짜 약이라고 생각하고 먹어도
인간은 치유가 된다.
믿음의 힘이라는 것이 강력하다는 것에 대해 증명하는 실험이었다.
이 소설의 탱크는 진짜 믿음에
응당한 효과를 주었던 것인지
아니면 플라시보 효과와 같은 것이었는지는 그 아무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영역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말할 수가 없다.
그게 제일 무섭다. 보이지 않아서 믿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 것은
거짓이 항상 섞여있기 때문이다.
탱크라는 공간을 통해서 효력을 얻은 사람들이
조금씩 뭉쳐 집단이 커지는 현상은
약간의 현실 고증이 섞여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점은 탱크의 공간을 믿는
사람들에게 교주가 없다는 점이었다.
교주가 없는 공간을 믿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각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매우 신선했다.
문체는 약간 딱딱한 편이었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읽히지 않는 소설은 아니었다.
오히려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는데 도움이 되어서 나는 좋았다.
이 작품을 읽고 믿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 것 같다.
도선은 탱크로 인해서 치유를 받는 느낌으로 오히려 인생에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둡둡은 자신의 소원을 기도하고 탱크를 맹목적으로 믿지만
탱크가 있는 장소에 갔던 날 산불이 나서 사망하게 된다.
도선과 둡둡의 상반된 모습은
맹목적인 믿음의 양극단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둡둡의 친구인 양우는 자신의 친구가
맹목적으로 탱크를 믿고 있다는 사실에
만류하지만 막지 못한다.
그리고 끝내 친구의 죽음을 보게 된다.
양우는 둡둡이 살아 있을 때나 죽었을 때나
자신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한 사람의 맹목적인 믿음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둡둡의 아버지 강부산은 자신의 아들이 커밍아웃을
했을 때 잘 달래주지 못한 점을 후회한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에
아마 죄책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둡둡이라는 사람의 맹목적인 믿음이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사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손부경 또한 의붓언니인 황영경에게 영향을 받는다.
처음에는 황영경에게 이것은 탱크가
사이비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반대하지만 도와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아니 어쩌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던 것이다.
물론 스토리의 후반부에는 탱크의 재설치에 반대하지만
끝내 탱크의 추종자들을 막지는 못한다.
탱크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된 건지 아니면
그 사람들의 믿음이 잘못된 건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못했던 것 같다.
소설은 흥미를 위해서 읽는다고
하지만 이런 소설처럼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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