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든 생각
엄마가 되면서 깨닫는 부모라는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까?
이 소설의 주인공 제비는 자신이 아이를 어린 나이에 임신하고
아이를 낳게 된 이후에 자신을 버린 엄마를 용서한다.
제비의 어머니가 겪은 경험을 자신이 해보니 너무 힘들었던 탓일까?
부모의 무게는 세상 어느 무게보다 무거운 것일까?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 장면이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았던 제비는 처음에는 호기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울과 불안에 시달렸다.
자신의 어머니도 이러한 압박감을 느꼈을 것 생각했을 것이다.
사람은 역지사지가 되는 경우가 있다.
남의 경험을 그대로 자신이 해볼 때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경험을 통해서만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중간스토리 중 신혼부부가 해녀의 복장을 하고 웨딩촬영을 하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에서 목포할망과 신혼부부, 제비가 마주치는데
목포할머니를 화를 낸다.
그들의 모습 해녀와 물질에 대해 장난치는 느낌을 받았던 거 같다.
작년에 제주도 여행을 갔었을 때가 생각났다.
직접 해녀분들은 보지는 못했지만 해녀 박물관에 방문했었다.
박물관 화면에서 내가 본 해녀들은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물질을 하는 능력들이었다. 삶의 죽음을 하루에 몇 번도 왔다 갔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해녀들의 일을 장난스럽게 여기는 신혼부부에게 할망이 화를
냈다는 것에 대해서 나는 십분 이해가 갔다.
책을 읽으면서 감동포인트를 우겨넣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드려고 노력한 게 인위적으로 느껴졌다.
감동포인트를 남발함에 따라 감동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굳이 이렇게 길게 끌어야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만한 장면이 많았다.
문장에 들어가는 접속사나 꾸임새가 특별하거나
인상적이었다는 느낌을 받지도 못했다.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가독성은 낮아졌다.
전반적인 스토리가 루즈해져 중간중간 끊어 읽었다.
중간중간 나오는 사건들의 개연성 부분도 아쉬웠다.
특히 노형사의 이야기는 전혀 개연성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떡밥을 던지려고 했던 것인지
제비와 석영의 심경변화에 영향을 주기 위함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굳이 왜 스토리에 넣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제비와 석영의 로맨스를 없애기 위한 장치였다면
다른 이야기를 사용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제주도에 살고 자라서 그런지
제주도의 풍경에 대해서는 아름답게 잘 묘사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이나 지질학,
암석에 대한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한 듯 보였다.
하지만 다소 학술적이고, 학문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도도한 지질학자 편을 예를 들자면
풍경이나 암석의 묘사가 아름답기 보다는 설명에 가까웠다.
소설이라는 장르에 비해서 잡스러운 설명이 너무 많았다.
은유와 비유의 표현 조금 더 많이 사용했다면
조금 더 많은 상상을 하면 읽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중간중간에 발생하는 이벤트은 긴장감을 준다기보다는
너무 급작스러웠다. 스테판 거츠의 등장은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재의 소설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장면이 펼쳐져
나는 잠시 책을 덮었다.
그래도 마지막이 궁금해 끝까지 책을 읽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그의 등장에 의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노형사의 이야기, 스테판 거츠 이야기, 지질학자 이야기가
한 곳에 모여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지 못했다.
맥거핀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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