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을 읽고 든 생각
청년도 주부가 될 수 있을까?
운몽의 어머니 장금은 4명의 딸을 낳은 후에
어렵게 낳은 아들 운몽을 끔찍이 아낀다.
판검사의 꿈을 꾸는 어머니의 소망을
뒤로 한채 운몽은 연극배우로 활동한다.
그러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넷째 누나 재영과
재영의 친구 강서와의 동거를 시작한다.
초록 대문집에서 같이 지내게 그들은 서로 동고동락한다.
그러던 중 운몽은 자신의 주부 재능을 깨닫게 되고
브런치 주부 작가로도 활동한다.
이런 말이 있다.
인생사 새옹지마.
뭐든지 지나고 봐야지 내가 닥친 일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 있다.
그러니 뭐든지 판단을 빠르게 해서는 안된다.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앞만 보고 인생을 살아간다.
그리고 당장 앞에 일을 보고 웃고 운다.
인생은 재밌다. 어디서 무엇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버스를 놓쳐 수능을 못 보게되었는데 다른 인생을
살게 되면서 자신의 재능을 찾는 경우도 있다.
카페에서 흘린 커피 덕분에 좋은 인연을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의 운몽이 그런 경우라고 본다.
집 안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연극에 호기롭게
도전하지만 도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사람 인생이라는 게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사이토 히토리나 다른 운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신이 그 길보다 다른 길이 더 괜찮기 때문에
실패를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그 실패를 통해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어 그 이후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나는 운몽이 전자의 경우라고 본다.
그릿이라는 말이 있다. 그릿은 불굴의 의지를 말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의지력을 가지고 끝까지
목표를 향해 몰아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릿의 잘못된 예시가 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예이다.
그는 우생학의 토대를 만든 분류학자이다.
그는 어떤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릿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일을 끝까지 하는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어쩌면 절대자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스타조던에게
이를 알려주기 위함으로 실패하게 한 것일 수도 있다.
인간은 앞으로 내다보지 못한다. 유한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무한자 시공간을 뛰어넘는
존재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단지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고 선택에 따라 그것을 주는 것이다.
초록집 대문은 운몽과 강서와 재영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단수난초록 대문집은 운몽과 강서와 재영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다사다난은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하나의 안식처가 아니었을까?
10년차 헤드헌터 강서, 10년 차 기획 PDPD 재영,
연극배우 꿈을 꾸다 주부가 된 운몽
이들은 삶에 지쳐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했다.
어쩌면 운몽이 초록 대문집에
들어온 것은 필연적이었을 수도 있다.
운몽을 박은 강서의 차량에 재영이
타 있었던 점도 그들이 만날 운명이었을
것에 대한 방증일 수도 있다.
운몽에게 우찬희는 서로 애증 하는 관계이다.
자신의 돈을 모두 가지고 도망간 사람이지
운몽은 우찬희를 그렇게 미워하지 못한다.
잡히면 죽이겠다며 소주병을
들고 찾으러 다녔지만 막상 만났어도
우찬희에게 해를 가하지 못했을 것이다.
운몽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을 우찬희도
같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가라앉는 차 위에서 단 둘이 있던
장면은 어쩌면 차디찬 세상 가운데 갇혀 있는
우찬희와 운몽에 대한 메타포였을 것이다.
같은 외로움 가진 사람끼리 세상 가운데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은
초록 대문집에서 강서와 재영
둘이 이야기하는 장면과 겹쳐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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