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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그럴 수 있어 1장

by 신수토기종삼 2023. 12. 6.

1장. 우리는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일흔 살 할머니가 들려주는 인연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양희은이 산책하며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졌다.

애완견 미미와 매일 함께 걷는 산책코스.

미미도 이제 노견이어서 힘에 겨워한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훤히 보였다.

늙은 사람과 늙은 강아지의 동행이라 같으면서 다른 듯한 모습을

상상하며 가만히 보게 된다.

일흔 살이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

이 책의 양희은 선생님께서도 죽음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자신의 어머니가 죽기 전에 모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용서하고 미워했다고 말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는 부분은

나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양희은은 자신을 어머니의 못된 딸이라고 말하며

자책하는 부분도 심금을 울렸다.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떠난 이야기, 어머니에게 편지를 부치는 부분 등

눈물짓게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죽음을 앞두게 되면 힘이 빠져 자신의 자아가 사라지기 때문인가

어쩌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아가 강화되기보다는

흐물흐물해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흐물흐물해진 마음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양희은의 인연은 어머니뿐 아니라 방송계에도 많다.

다들 양희은을 따르는 후배들이며 동료들이다.

생일잔치를 벌여서 선물도 받았다는 일흔 살 할머니에 구문에서

갑자기 울컥하는 기분도 들기도 했다.

양희은의 남편분께서는 요즘 너무 아파서 고생이라고 하신다.

옆에서 보고 있자면 내일 곧 죽어도 모를 나이이기 때문에

내일이면 보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하신다고 한다.

늙은 나이까지 함께 한 남편도 참 인연이라면 인연이겠다 싶었다.

양희은 마지막 인연은 노래이다.

노래가 없었다면 양희은도 없었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한 분야의 탑을 찍은 분들은 오히려 겸손하시다.

물론 높게 올라가 자신이 최고라고 주장하며 바로 떨어지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양희은 선생님께서는 겸손하신 분 같다. 노래에 대해서 만렙을

찍었는데 오히려 다른 잘하는 사람들을 보며 느끼시는 게 많으신 듯하다.

음의 행간 사이에는 인생이 실려있다는 말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노래도 하나의 표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인생 무언가가

묻어있기 마련인가 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노래를 잘하기 위해서는 힘을 빼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공감을 했다.

스포츠나 노래, 춤 등은 힘을 빼줄 알 때부터 고수가 된다.

힘이 빠졌는데 힘이 실려있는 것이 고수라는 것이다.

양희은 선생님의 노래 듣고 있자면 힘이 느껴진다.

그냥 목소리에서 나오는 힘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오면서 부단하게 노력한 것들과

힘들어도 묵묵히 버텨온 묵직함이 느껴진다.

사랑, 그 씁쓸함에 대하여라는 노래를 듣고

고등학교 때 슬퍼서 울었던 기억이 났다.

나 같은 애송이는 감히 표현 못할 감정선이었다.

엄청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도 양희은 선생님께서는 아직도 무대에 올라서면

힘이 빠지지 않아서 고생이라고 하신다.

그리고 늘 설레지 않아 고민도 하시는 것처럼 보였다.

노래만 몇 십 년간 늘 하던 사람이 어떻게 계속 설레겠는가?

어쩌면 천직을 행하고 있는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나는 오죽할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했다.


1장은 일흔 살 할머니가 들려주는 행복과 연인, 인생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기쁨, 슬픔 등

많은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글을 읽었을 뿐인데 감정이 느껴졌고

목소리가 들려서 신기했다.

양희은 1번째 에세이 그러라 그래에 이어서 나온 작품이기 때문에 

나는 진부할 거라고 여겼는데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또 인생 내공이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다.

진부함이 아닌 신선함인데 그 신선함을 더 뛰어넘은 오묘한 상황처럼 느껴졌다.

노래를 줄곧 해왔는데도 아직도 노래를 모르겠다는 가수.

노래를 이제 좀 알 거 같은데 노래는 떠나고 없다는 가수.

정말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노래할 기회를 많이 잃어버리기도 하고

노래할 일 생기면 고맙다가도 두려워 무대에서 떤다는 53년 차 가수의 이야기.

무엇이든지 과거의 영광을 버려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이 말을 내 교훈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럴 수 있어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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