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을 읽고 든 생각과 느낌
매우 매끄러운 스토리 전개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솔직히 스토리는 조금 진부한 면이 있었다.
후반부에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잘 읽히는 덕분에 그런 지루함을 극복하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 작품은 아니었지만
잠깐의 재미를 추구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작가의 말에도 재미를 추구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는 말이 써져 있다.
그에 걸맞은 작품이었다.
만약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추천을 할 거 같다.
판타지성이 조금 강해 현실적인 소설을 원한다면 추천은 못하겠다.
- 과거와 전생은 돌고 돈다.
주인공 연서는 윤회의 삶을 경험하면서 매번 기억은 못하지만
서점 주인 서주를 만나러 온다. 드라마 도깨비와 비슷한 맥락의
스토리 구성이었다. 연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서주는 계속해서 기억한다.
그러나 서주는 연서가 행복하기 바랐기 때문에 과거의 기억을
연서에게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생부터 연서는 서주에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듣기를 원한다.
그리고 끝내 서주는 연서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그들은
윤회의 거듭하면서 계속 만나게 된다.
이 소설은 해피엔딩도 새드 엔딩도 아닌 열린 결말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 판타지요소
이야기 속에 이야기의 구성으로 서점 주인 서주가 연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스토리가 구성된다.
이 책은 오디오 북으로도 제작되어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야기들은 대체로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이다.
그럼에도 작가의 유려한 글빨로 어느 정도의 진부함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나는 이 소설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되게 잘 읽혔다. 이렇게 금방 읽히는 소설을 근래 못 읽어본 거 같다.
가독성 면에서는 어느 소설에 비할 데 없는 아주 깔끔한 소설이었다.
중간 이야기에 들어가 있는 판타지 요소 또한 이 소설에 재미를 가미했다고 생각한다.
저승차사의 이야기와 옥토의 이야기는 소재가 조금 신선하기도 했다.
- 신들의 계획?
서점 주인 서주는 서얼 계급이면서 사생아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불가록에 기록된 듯이 자신의 아버지가 죽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들도 여러 번 겪는다.
어느 정도 목숨을 부지하면서도 그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러다가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써진 책을 읽게 되고
그 방법을 실행하게 된다. 저승차사의 사생부에 자신의 이름을 지워버린 것이다.
사생부에 이름이 없는 자를 데리고 갈 수 없는 저승차사는 분해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어 그대로 둔다. 신들조차도 그를 그대로 둔다.
그는 몇 천년을 혼자 외로워 산다.
그렇게 살게 되면서 느낀 감정들은 다 무엇이었을까?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생명연장 그뿐이었을까??
어느 순간 자신을 알던 사람들은 모두 저세상으로 떠나고
자신만 혼자 남아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참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사람은 생명 연장에 대한 욕심이 참 많은 것 같다.
영원할 거라는 믿음은 생명뿐 아니라 인생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기쁨이. 이 외로움이. 이 좌절이. 영원할 거라는 생각은
조금 위험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다.
신의 계획에서 벗어나서 살아간 그가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꼭 오래 살아야만 행복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까망과 옥토
까망은 저승차사이다. 구색록의 뿔을 잘라 벌로 저승차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생을 살아간다. 모두 저승으로 갔는데 자신만 이승과 저승을 왔다 갔다 할 뿐이다..
어쩌면 서주와 처지가 비슷하다. 이 소설의 전제 조건은 신들이 여러 명 있다는 것이다.
유일 신이 전제가 아니다. 옥토 또한 인간들이 좋아서 자신이 살던 달을 떠나
지구에 사는 신이다. 신이라서 모두 행복하거나 완전한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
조금 신선하게 비쳤다.. 다양한 줄거리를 구성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서주와 까망, 옥토는 서로 비슷한 처지에 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으르렁 거릴 때도
있지만 같이 동병상련하면서 살아간다. 까망과 옥토의 존재가 빠졌다면
이 소설은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까망의 생김새를 비유한 부분이나 옥토의 말투가 들리게 썼던 부분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총평
소설이 너무 잘 읽혀서 좋았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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